산업부 "반덤핑 관세 유지 문제없지만 상소할 것"
일본산 스테인리스스틸바(SSB)에 우리나라가 부과한 반덤핑 관세 관련 분쟁에서 세계무역기구(WTO)가 우리 측에 일부 패소 판정을 내렸다. 정부는 WTO가 일부 쟁점에 대해 내린 판단에 "법리적 오류가 있다"며 상소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정부가 일본과의 WTO무역 분쟁에서 일부 불합치 판결을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30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WTO는 이날 일본산 SSB에 대한 한국의 반덤핑 조치와 관련, 일부 분석 방법이 WTO 반덤핑 협정에 위배된다는 취지의 패널 보고서를 회람했다.
그러나 ▲무역위가 일본산 덤핑물품과 국내 동종물품 간 가격차이를 미고려한 것이 적절했는지 ▲무역위가 일본 생산자의 생산능력을 산출한 방법이 적절했는지 ▲무역위가 일본 생산자의 생산능력 산출시 일본 생산자의 실제 자료를 무시하고 세계 스테인리스스틸 포럼의 통계자료를 사용한 것이 적절했는지 등에 대해서는 한국의 패소 결정을 했다.
정부는 WTO 패널의 이같은 판단에도 불구하고 향후 일본 스테인리스 스틸 바에 대한 반덤핑 관세 조치를 유지하는 데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반덤핑 관세 조치 유지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경쟁관계의 유무인데, 양국 제품의 세부 제품군이 달라 경쟁관계가 성립되지 않는다는 일본 측 주장이 받아들여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산업부 무역위원회는 지난 13일 일본, 인도, 스페인산 스테인리스 스틸 바에 대한 반덤핑관세를 향후 3년간 더 부과하기로 결정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WTO의 결정에도 관세 부과에는 문제가 없다"고 했다.
하지만 완전한 승리라고 보기는 어렵다. 우리 정부의 반덤핑 조치가 정당화되기 위해선 수입 상품이 헐값으로 팔리는 등 해당국 산업이 실질적 피해를 받을 위협이 있다고 판단돼야 한다. WTO가 일본산 스테인리스 스틸 바의 비누적 가격이 국내산보다 고가인 점 등을 문제삼은 것은 그때문이다.
정부는 WTO가 우리 측 정부에 내린 일부 패소 판정에 대해 상소하겠다는 입장이다. 일본산 스테인리스 스틸바의 누적평가 가격은 국내산보다 높아 타격이 될 수 있는데, WTO가 누적평가에 대한 부분은 분쟁 해결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며 판단을 회피한 뒤 비누적가격으로 판단을 내렸기 때문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반덤핑 관세 조치를 유지할 수 있지만 상소를 하려고 하는 것은
누적평가의 적법성 여부에 대해서는 판단을 회피하면서 비누적 가격을 문제삼는 WTO 판단을 그대로 남기면 나쁜 선례로 작용할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했다"면서 "현재 상소 기구가 마비된 상태인만큼 일본과 협의를 통해 합리적인 상소 절차를 밟아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 정부가 일본과의 WTO 무역분쟁에서 일부라도 패소 판결을 받은 것은 지금껏 총 5건의 한일 간 WTO 분쟁에서 역대 처음이다. 이를 빌미로 일본이 "한국이 부당하게 무역제재를 했다"고 정치 공세에 나설 가능성도 제기된다. 일본은 앞서 2002년 반도체 상계관세 뿐아니라 2005년 김 쿼터 분쟁, 지난해 후쿠시마 수산물, 공기압 밸브 분쟁에서 연달아 패소했다. 다만 스테인리스 스틸바 시장이 크지 않아 앞선 분쟁과 비교해 무게감이 크지 않다는 평가가 많다.
한편 정부는 SSB 제품을 생산하는 국내 기업들의 요청에 따라 2004년 일본산 제품에 반덤핑 관세를 부과한 뒤, 네 번의 재심을 거쳐 조치를 유지하고 있다. 일본은 세 번째 재심 결과가 WTO 반덤핑협정에 위배된다고 보고 지난 2018년 한국을 제소했다. 스테인리스 스틸 바는 자동차 부품 등에 주로 사용되며 국내 시장 규모는 약 50억원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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