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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day, August 30, 2020

물 대신 사골육수 마시는 다이어트, 실패 확률 줄인다 - 주간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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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골육수를 체중 감량에 활용하는 다이어트법이 인기다. [GETTYIMAGES]

사골육수를 체중 감량에 활용하는 다이어트법이 인기다. [GETTYIMAGES]

‘3주에 7kg 감량 가능!’

지혜로운 분이라면 이런 광고는 일단 걸러 듣는 게 낫다는 걸 익혔으리라. 쉽고 빠른 결과를 약속하는 문구는 나약한 마음을 홀리기 위한 경우가 많고, 그 결과는 대부분 별로 좋지 않기 때문이다.

한편으로는 오랜 시간 노력해야 하는 과업이라면 초반에 ‘긍정적인 피드백’을 얻는 게 매우 중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중도에 포기하기 쉽다. 그래서 효과적인 교육법은 초반에는 쉽게 성취할 수 있는 과제를 먼저 주고, 이를 통해 학습의 보람을 얻을 수 있게 한다. 제아무리 김연아라도 막 피겨스케이팅을 배우는 시점에 트리플 악셀 같은 고난도 기술을 과제로 줬다면 진즉에 나가떨어졌을 것이다.

다이어트 콜라를 마시면서 운동을 하러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체육관에 가는 나라 미국에는 갖가지 종류의 다이어트법이 성행한다. 이런저런 다이어트를 해봤지만 어느 것으로도 성공하지 못한 ‘연쇄 실패자’들도 있기 마련이다.

이런 상황에 부닥치면 실패가 내면화하기 쉽다. 누구나 노력하면 성공할 수 있다고 얘기하지만, 소위 ‘흙수저’ 상황에 처하면 헤어나기 쉽지 않다. 일상이 패배감에 젖은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여기서도 가장 중요한 건 실패 사슬을 끊는, 처음의 ‘긍정적인 피드백’이다. 

미국 연예인 다이어트 코치로 잘 알려진 켈리앤 페트루치도 그런 방법에 대해 늘 고민하던 전문가다. 이런저런 방법을 시도해봤다 최후 수단으로 그를 찾아오는 사람이 많았기에 어떻게든 짧은 기간 안에 성과를 낼 방법을 모색하다 사골육수를 주로 사용하는 다이어트법을 개발했다.

그가 2015년 펴낸 사골육수 다이어트법을 소개한 책은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이는 사골육수가 풍부한 영양성분으로 관심을 끌던 시기와도 일치해 이후 사골육수는 귀네스 팰트로 같은 연예인은 물론이고, 코비 브라이언트 등 스타 운동선수들 사이에서도 핫한 아이템이 됐다.

사골육수 다이어트가 인기인 이유

사골육수 다이어트가 많은 인기를 끈 데는 근래 유행하고 있는 다이어트법을 총망라했다는 점도 작용한다. 이 다이어트법은 최근 다들 한 번씩은 들어봤을 간헐적 단식, 구석기 다이어트, 키토제닉(저탄고지) 다이어트의 원리를 모두 포괄한다.

가장 널리 알려진 간헐적 단식 방법인 5+2플랜(5일은 먹고 2일은 단식)에 구석기 다이어트에서 권장하는 식단으로 케토시스 상태를 유도한다. 특이한 점은 이 이틀간 단식날 물이나 차만 마시게 하는 일반 간헐적 단식과 달리, 사골육수를 마시게 한다는 것이다. 

다른 다이어트법과 비교할 때 사골육수 다이어트는 두 가지 장점이 있다. 가장 두드러지는 점은 단식 때도 사골육수를 마실 수 있기에 공복감을 견디기가 용이하다는 사실이다. 사골육수 자체는 열량이 그리 높지 않다. 한 잔에 50~70Cal 정도다. 게다가 탄수화물은 거의 없고 단백질은 한 잔에 10g 정도로 의외로 많은 편이다(참고로 제육볶음 100g이 보통 200Cal에 단백질 함량은 13가량이다). 탄수화물이 거의 없다는 점은 사골육수를 마시더라도 케토시스 상태가 깨지지 않음을 의미한다.

한편으론 탄수화물이 없어도 섭취 열량이 많으면 단식 상태라고 할 수 없는데, 사골육수 다이어트에서는 단식날 하루 최대 6잔까지 사골육수를 먹을 수 있게 한다. 보통 간헐적 단식의 하루 섭취 열량이 800~1000Cal라는 점을 떠올려보면 꽤 ‘빡센’ 단식 플랜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도 적잖은 단백질 함량과 육수의 풍미 덕분에 포만감이 꽤 크다. 참고로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 가운데 포만감이 가장 큰 것은 단백질이다. 

두 번째 장점은 사골육수에 들어 있는 콜라겐(젤라틴)과 각종 미네랄이 다이어트뿐 아니라 건강에도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뼈를 오랜 시간 고면 젤라틴을 비롯해 각종 비타민과 미네랄이 나오는데, 음식 섭취가 크게 줄 수밖에 없는 다이어트 상황에서는 특히 큰 도움이 된다. 이 중에서도 젤라틴은 여러 측면에서 도움이 된다. 피부 미용에 도움이 될뿐더러, 젤라틴이 가진 풍부한 아미노산은 몸의 염증을 가라앉히고 장의 점막을 보호하며 장내 미생물 중 몸에 이로운 균을 키우는 데도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에는 몸의 염증과 장내 미생물이 체중 증감에 미치는 영향에도 관심이 쏠린다. 과체중이나 비만일수록 몸의 염증 수치가 높고 소화불량이나 설사, 변비, 복부팽만감(가스) 등으로 고생하는 경우가 많은데, 몸의 염증 수치를 떨어뜨리고 장을 치료하면 체중 감량에 도움이 된다는 관측 사례들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염증 수치가 높아지면 금세 피로해지고 허기도 더 자주 느끼게 된다. 

이는 체중 감량뿐 아니라 신체의 전반적인 건강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다. 페트루치는 자신의 클리닉을 찾아온 사람들을 대상으로 가공식품을 일절 끊게 하고 사골육수 다이어트를 하게 한 결과 여드름이나 만성 두통은 물론이고 알레르기, 관절염, 심지어 ADHD(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까지 치료된 경험이 있다고 주장한다.

사골육수 다이어트 쉽게 도전하기

사골육수 다이어트를 할 때 사골육수는 단식날 기준으로 최대 6잔까지 마실 수 있다. [GETTYIMAGES]

사골육수 다이어트를 할 때 사골육수는 단식날 기준으로 최대 6잔까지 마실 수 있다. [GETTYIMAGES]

먼저 한 주에 이틀을 단식날로 정한다. 단, 연속으로 해서는 안 된다. 월/수 또는 화/금 등으로 정해야 한다. 단식날에는 오직 사골육수만 먹는다. 하루 최대 6잔까지 먹을 수 있다. 그 외에는 물이나 차, 블랙커피 등을 마셔도 괜찮다. 아무것도 먹지 않으면 밤에 도저히 잠을 못 이루는 사람도 있는데, 이런 경우 오후 7시 이후 약간의 간식을 먹어도 된다(다이어트 효과가 다소 저하될 수 있다는 점은 고려해야 한다). 당연히 탄수화물이나 설탕이 없는, 구석기 다이어트에 적합한 음식(주간동아 1251호 기사 참조)을 먹어야 한다. 이때 하루 섭취 열량은 가급적 800Cal 선에서 유지하는 게 좋다. 

나머지 5일은 음식을 먹는 날이다. 이때도 마찬가지로 구석기 다이어트에 기반한 식사를 하는데, 일단 먹으면 안 되는 음식들을 살펴보자. 

먼저, 곡물이 들어가면 일단 안 된다. 쌀밥을 못 잊는 분에겐 미안하지만 3주만 참자. 카놀라유, 옥수수유, 포도씨유, 마가린, 콩기름 등 식물성 가공지방이 들어간 음식도 안 된다. 전분이 많은 감자도 물론 안 된다. 버터, 치즈, 크림, 요구르트 같은 유제품도 금지다. 이 지점에서 키토제닉 다이어트와 큰 차이를 보인다. 다만 버터를 정제해 만든 기(ghee)는 먹어도 된다. 콩이 들어간 음식도 피해야 한다. 우리가 흔히 건강식품으로 알고 있는 두유, 두부 등도 먹어선 안 된다. 

설탕과 인공감미료도 안 되기에, 결국 시중에서 파는 거의 대부분의 가공식품을 피해야 한다. 다만 가공육의 경우 콩이나 아질산나트륨, 감미료를 넣지 않은 베이컨 또는 소시지는 먹을 수 있다. 따라서 제품 라벨을 잘 살펴야 한다. 앞으로 도서관에서 책을 읽는 시간보다 더 긴 시간을 제품 라벨을 읽는 데 할애하게 될 것이다. 

이제 먹어도 되는 음식 목록을 보며 답답한 마음을 풀어보자. 고기, 소, 닭, 양, 칠면조, 돼지부터 생선까지 모두. 생선은 통조림도 환영이다. 다만 올리브유나 물에 담가 만든 제품을 택해야 한다. 국내에서 판매되는 참치 통조림은 다른 식물성 기름을 쓰는 경우가 많아서 안 되지만, 올리브유를 사용한 제품도 찾을 수 있다. 

과일은 단맛에 갈급한 중생에게 감로를 내려준다. 과일에도 당분(과당)이 있긴 하지만 과일 하나를 놓고 볼 때 그 함량은 상당히 적은 편이다. 단, 과일도 너무 많이 먹어선 안 되고, 말린 과일은 먹는 양에 비해 과당이 많아지기 십상이라 피하는 게 좋다. 

의외일지 모르나 체지방을 감량할 때 적절한 지방 섭취는 꽤 중요하다. 올리브유, 기(ghee), 견과류, 코코넛밀크, 아보카도 등을 꾸준히 먹어야 한다는 걸 잊지 말자. 

페트루치가 제안하는 하루 식단은 다음과 같다.

1인분의 정의는 각각 다른데 단백질(고기)은 자신의 손바닥 크기와 두께 정도의 양을, 채소는 소프트볼 1개 크기, 과일은 사과나 오렌지의 경우 반 개, 베리나 포도 같은 경우 반 컵을 1인분으로 친다. 

지방은 액체(올리브유 등)의 경우 1테이블스푼, 견과류는 한 움큼을 1인분으로 잡는다. 아보카도는 ¼~½개를, 코코넛밀크는 반 캔 정도를 1인분으로 친다.

소뼈 사골육수 레시피
재료
소뼈 2kg(골수, 관절이 있는 부위면 더 좋다), 우족 또는 돼지 족발 1개(옵션), 소꼬리, 갈비처럼 고기가 달린 뼈 1.3kg(옵션), 애플사이더 식초 ¼~½ 컵(필수), 물(뼈와 고기가 딱 잠길 정도만), 당근 2~4개(큼직하게 썰어서), 셀러리 2줄기(잎을 포함해 큼직하게 썰어서), 양파 1개(큼직하게 썰어서), 베이리프 2장(말린 것), 정향 1~2개, 통후추알 1테이블스푼.

조리법
1 큰 솥이나 슬로쿠커에 뼈와 고기를 모두 넣은 뒤 식초와 물을 붓고 뚜껑을 덮는다.
2 식초를 써야 뼈의 모든 영양이 충분히 나온다.
3 중간 불에서 물이 조금씩 끓게 하고(펄펄 끓이면 안 된다) 물 위에 생기는 막을 숟가락으로 걷어낸다.
4 당근, 셀러리, 양파, 베이리프, 정향, 통후추알을 넣고 불을 줄인다(겨우 보글거릴 정도).
5 처음 2시간 동안은 위에 뜨는 막을 계속 걷어낸다.
6 최소 12시간, 최대 24시간 동안 끓인다.
7 물이 증발하기 때문에 중간 중간 뼈가 항상 물에 잠겨 있도록 물을 채워줘야 한다.
8 조리 후 고기는 따로 먹는다.
9 체로 사골육수를 거른 후 고체로 된 것들은 버리고, 식혀서 1시간 이내에 냉장고에 넣는다.
10 식은 사골육수는 젤리 같은 형태가 돼야 한다(그렇지 않으면 잘못 조리된 것이다).
11 냉장고에서는 5일까지, 냉동실에서는 3개월 이상도 보관할 수 있다.

요리에 익숙지 않다면 사골육수를 만드는 게 번거로울 수 있다. 미국에는 믹스커피 같은 형태로 만든 인스턴트 사골육수 제품이 많고 몇몇 제품은 한국에서 직구할 수도 있다. 단, 한국에서는 사골육수를 요리에 많이 사용하기에 수많은 제품을 구입할 수 있지만, 대부분 ‘요리용’이라 인공감미료가 많이 들어가기 때문에 사골육수 다이어트용으로는 부적합하다. 

3주가 지나면 상당한 변화를 경험할 수 있다. 목표 체중에 도달할 때까지 다이어트를 계속해도 되고, 목표 체중에 도달한 후 80% 정도는 구석기 다이어트식으로 먹고 나머지 20%는 평범한 식사를 해도 괜찮다. 만약 체중이 다시 늘어난다면 언제든 사골육수 다이어트로 돌아와도 된다.

주간동아 125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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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gust 31, 2020 at 06:00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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