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백지현 기자 = 신용대출이 당국의 규제 경고에도 불구하고 9월에도 3조원 가까이 늘어났다. 추석 연휴 이후 은행권은 대출 금리 조정과 한도 축소가 예상되는 가운데 막차를 타려는 수요가 쏠리고 있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신용대출 잔액은 25일 기준 126조2000억원에 도달했다. 한달새 2조9000억원이 늘며 증가폭(8월 4조1000억원)이 둔화됐지만 여전히 견조한 흐름을 이어갔다.
[서울=뉴스핌] 백지현 기자 = KB국민, 신한, 하나, 우리, NH농협 등 5대 은행 신용대출 잔액 주간 추이 2020.09.29 lovus23@newspim.com |
유례없는 대출 증가세는 초저금리에 주로 기인했다. 지난 5월 한국은행이 코로나19발 충격에 대응해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 수준인 0.5%로 인하하면서 1%대 금리의 대출상품이 시중에 등장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가계대출 중 금리 2% 미만의 비중은 올해 8월 13.1%로 작년 동기 2.3%에 비해 대폭 늘었다.
대출을 해서라도 투자 행렬에 올라타려는 이른바,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투자), '빚투'(빚내어 투자) 행태는 신용대출의 몸집을 불렸다는 분석도 나온다. 특히, SK바이오팜을 시작으로 카카오게임즈, 빅히트 등 대어들의 등장에 투자 열기가 가열되면서 개인 투자자들은 사용처를 굳이 명시할 필요없는 신용대출을 통해 투자대금을 마련했다. 정부의 부동산 규제도 한몫했다. 주택담보대출 조건이 강화되면서 신용대출은 우회로로 전용됐다. 이 때문에 담보 없는 신용대출 금리가 주담대 금리 보다 낮아지는 이례적인 현상이 나타났다.
신용대출 폭증세가 잦아든 건 9월 중순 당국의 경고가 나온 이후다. 금융감독원은 이달 14일 시중은행 부행장들을 불러모아 대출 점검을 지시하며 신용대출 관리계획안을 요구했다. 이에 5대 은행의 신용대출 잔액은 9월 첫째주에만 1조4000억원이 증가했지만 둘째주에는 3410억원 증가하는데 그쳤다.
추석 연휴를 앞두고 신용대출은 다시 늘고 있다. 연휴가 끝나면 은행들이 본격적으로 대출 문턱을 높일 것으로 예상되는 탓이다. 일부 은행은 이미 우대금리 조정을 통한 대출 관리에 착수했다. 금융권에서는 10월 중 당국의 가이드라인이 나올 것으로 관측된다. 윤석헌 금감원장은 지난 24일 "신용대출에 대해 엄중히 생각하고 있다"며 "머지않아 (신용대출 관련 조치가) 공식적으로 발표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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