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이 수출보다 더 준 ‘불황형’… 한은 "9월 경상흑자 규모 커질 것"
우리나라의 경상수지가 8월까지 넉 달 연속 흑자를 기록했지만 ‘불황형 흑자’ 기조는 더욱 강해지고 있다. 상품수지가 70억달러를 넘어서면서 흑자를 이어갔음에도 수출입은 6개월 연속 동반 감소했다. 8월에는 원자재를 중심으로 수입의 감소폭이 더욱 커지면서 이른바 불황형 흑자가 뚜렷했다. 9월에는 경상수지 흑자폭이 상당폭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불황형 흑자 기조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은행이 8일 발표한 '2020년 8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8월 경상수지 흑자는 65억7000만달러로 집계됐다. 전월(74억5000만달러)보다는 소폭 줄었고, 전년동월(48억6000만달러) 대비로는 크게 늘었다. 경상수지가 이처럼 흑자를 낸 건 지난 5월 이후 넉 달 째다. 경상수지란 국가 간 상품, 서비스의 수출입과 함께 자본, 노동 등 모든 경제적 거래를 합산한 통계다.
상품수지 흑자가 커졌지만 마냥 긍정적으로 평가하기는 어렵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수출입이 6개월째 동반 감소하는 가운데 수입의 감소폭이 수출보다 더 컸기 때문이다. 수출과 수입은 각각 406억7000만달러, 336억5000만달러로 전년동월대비 10.3%, 17.3%씩 줄었다. 수입의 감소폭이 수출보다 7%포인트(p) 더 컸는데, 전월(3.4%p) 보다 그 격차가 확대된 것이다. 수입이 수출보다 더 줄어 경상흑자가 유지되는 '불황형 흑자'가 더 심화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수입 감소의 상당 부분을 원유, 석탄, 가스 등 원자재가 차지했고, 자본재 수입은 전년동월대비 5.9%(통관기준) 증가했다.
한은은 9월 경상수지 흑자폭이 상품수지를 중심으로 상당폭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앞서 발표된 통관기준 무역수지가 9월 88억8000만달러를 기록했는데, 수입이 더 적게 잡히는 경상수지는 이보다 더 규모가 클 가능성이 있어서다. 한은은 이 경우 지난 8월 발표한 경상수지 연간 전망치(540억달러)는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예상했다. 8월까지 누적 경상수지 흑자가 331억9000만달러인데, 남은 네 달 동안 약 210억달러 가량 흑자는 낼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9월에도 수입이 수출보다 더 줄어들어 흑자가 유지되는 ‘불황형 흑자’ 기조는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이성호 한은 경제통계국 금융통계부장은 "경상수지를 통관기준 무역수지와 비교하면 상품수지 쪽에서 수입이 더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나 더 크게 잡히는 경향이 있다"며 "9월에는 상당히 큰 폭의 경상흑자가 예상이 되고 연간 전망치를 달성하는데 크게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본다"고 했다.
본원소득수지는 6억3000만달러에 그쳤다. 1년전(20억2000만달러), 한 달 전(19억5000만달러) 대비로 3분의 1 수준이다. 이는 배당소득수지가 9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한 탓이다. 코로나19로 인해 글로벌 경기가 악화되면서 국내기업 해외법인이 보내는 배당수입이 감소했다.
자본 유출입을 나타내는 금융계정 순자산은 48억4000만달러 늘었다. 직접투자가 37억9000만달러를 기록했는데, 이는 비거주자의 국내투자가 9억9000만달러 감소한 반면, 거주자의 해외투자가 28억달러 늘어났기 때문이다. 증권투자도 4억달러 증가 전환했다. 거주자의 해외주식·채권투자가 5개월째 증가세를 이어간 영향이다. 다만 외국인의 국내주식투자는 2억4000만달러 감소 전환했고, 채권투자는 8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https://ift.tt/30KbvSr
비즈니스
No comments:
Post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