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REUTERS
이날 나스닥 지수는 2.56% 급등해서 다우 0.88%, S&P 500 지수의 1.64%보다 훨씬 더 고공비행을 했습니다.
나스닥 지수는 11,876.26에 장을 마감해 사상 세 번째 기록을 세웠습니다. 이날 한 때 3%가 넘게 올라 지난 4월29일 이후 6개월 만에 가장 높은 하루 상승률을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애플이 6.4%나 급등했고 아마존, 페이스북이 4% 넘게 올랐습니다. 알파벳과 마이크로소프트도 2~3% 상승했습니다. 또 반도체주도 4일 연속으로 1% 넘게 올랐습니다.
기술주가 다시 주도주로 나선 배경은 뭘까요? 민주당 압승 확률이 낮아진 것일까요? 그건 아닐 겁니다.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는 여전히 여론조사에서 10%포인트 이상 격차를 벌리고 있거든요.
월가에서 나오는 해석은 여러 가지입니다.
첫 번째. 가장 일반적인 분석은 13일 시작될 애플, 아마존의 거대 이벤트로 인해 기술주 랠리가 촉발했다는 겁니다.
아마존도 13~14일 48시간 동안 프라임 회원 대상의 연례 할인행사인 '프라임데이'를 개최합니다. 코로나로 온라인 쇼핑이 대세로 떠오른 데다 연말 쇼핑시즌 초기 효과까지 겹쳐 이틀간 99억1000만 달러의 매출을 거둘 것으로 예상(이마케터)합니다. 이는 지난해 프라임데이 때 거둔 매출 71억 달러(추정)를 훨씬 넘어섭니다. 이에 따라 4분기 실적이 시장 예상을 웃돌 것이란 기대가 큽니다.
이런 기대가 애플, 아마존 주가 폭등을 이끌어내면서 거대 기술주가 동반 상승했다는 시각입니다.
두 번째는 3분기 실적시즌을 맞아 다시 한 번 기술기업의 강력한 실적이 확인될 것이란 기대가 주가를 끌어올렸다는 분석입니다.
지난달부터 증시가 흔들리자 나스닥100 선물 매도가 많았는데, 갑자기 오늘 지수가 솟구치자 스퀴즈가 발생했다는 겁니다. 또 블룸버그는 지난 8월에 기술주 급등을 불렀던 나스닥 고래(당시는 소프트뱅크인 것으로 드러났었음)가 다시 출현했다는 기사를 썼습니다. 즉 누군가 대규모 옵션 매수를 주도해 기술주 매수를 불렀다는 겁니다. 옵션을 매도한 금융사들이 위험을 피하기 위해 기술주 실물을 사들여야하거든요.
네 번째는 민주당이 집권해도 기술주는 계속 잘 나갈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는 덕분으로도 분석됩니다.
하지만 월가에서는 시끄러울 순 있지만 분할 등 강력한 조치는 취하지 못할 것으로 봅니다. 기술기업들이 기본적으로 민주당 친화적인 데다, 중국과 IT 헤게모니 다툼을 하는 가운데 세계를 주름잡는 대표 기술기업을 스스로 해체한다는 건 말이 안 되기 때문입니다.
지난주 하원이 보고서를 공개한 뒤 나스닥 100 지수는 계속 올랐고, 1조 달러 상당의 시가총액이 추가됐습니다. 언급된 알파벳과 아마존, 애플과 페이스북도 당일엔 평균 3.2% 하락했지만 지난주 말까지 모두 복구하고 이날 폭등했습니다.
이외에 도이치뱅크가 알파벳 트위터 등에 대해 목표주가를 높인 것, 공화당과 민주당간 경기 부양책 협상이 다시 힘을 잃은 것, 최근 몇 주간 경기민감주와 가치주가 상승하며 시장의 폭이 넓어져 다시 기술주가 오를 수 있는 환경이 된 것, 미국 내 코로나 확산세가 다시 거세지고 있다는 것 등도 기술주 상승에 도움이 됐다는 분석들이 있습니다. 제이미 다이먼 JP모간 최고경영자는 지난 11일 "(코로나 이전) 정상으로의 복귀는 아직도 매우 긴 여정이 될 것"이라고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그렇다면 주가수익비율(PER)이 30~120배에 달하는 이들 기술주의 랠리가 계속될 수 있을까요?
IT 산업은 이미 20세기 초 자동차 산업처럼 국력을 좌우하는 핵심 산업이 되었기 때문에 누가 집권하든 미국의 기술리더십을 해칠 수 있는 행위를 하지 못할 것이란 지적입니다. 다만 페이스북, 넷플릭스 등 커뮤니케이션 분야 기업들에 대해선 규제 수위가 높아질 수 있다며 시장 평균(Market Perform)으로 등급을 매겼습니다.
반면 UBS는 정부의 규제 가능성, 코로나로부터 경제 정상화를 감안해 기술주 내에서도 5G와 디지털 교육 및 헬스케어 주식, 중국 디지털 경제 관련주, 그리고 이머징마켓 가치주 등으로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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